MNTech로 러시아에서 벌인 명승부, 미래나노텍
- 부품소재산업의 승부사 -
□ 승부사의 본능
의식적이건, 본능적이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선택하고, 남과 다른 길을 걸어감으로써 의표를 찌르는 위험과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승부사의 본능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나, 김철영은 승부사다. 대학 졸업 후 삼성 SDI 종합연구소에서 디스플레이 부품을 연구하며 브라운관, 프로젝션, PDP, LCD 등 TV의 변천사와 함께 했고, 1995년에는 중앙일보 경영기획실로 자리를 옮겨 5년간 경영의 흐름을 익힌 나는 2001년 창업을 결심하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주변에서는 ‘창창한 미래가 보장된 대기업을 왜 그만 두냐?’고 만류했지만, 어려서부터 ‘내 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품었던 나는 10년간 큰 회사에서 견문을 쌓았으니, 이제는 목표를 실천할 때라고 생각했다.

□ 정면승부로 골리앗에 도전하다
회사 설립을 준비하면서 나는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자!
세계적인 회사로 키울 수 있는 분야를 찾자!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분야를 1년간 고민한 끝에 나는 2002년 ‘미래나노텍’을 설립하며 LCD 광학필름에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예비 부부들의 필수 혼수품목은 LCD TV였다. LCD TV는 스스로 발광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뒤에서 빛을 비춰야 하는데, 이때 빛을 고르게 퍼뜨려 선명함과 밝기를 높이면서 소비전력은 줄여주는 핵심 부품이 LCD 광학필름이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세계 TV 시장을 호령하고 있었지만 LCD 광학필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LCD용 광학필름 시장은 미국의 3M이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이 있었다. 연구소에서 근무할 당시, 패널이 제대로 빛을 낼 수 있도록 전자 궤적을 추적하고 새로운 부품의 성능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기 때문에 제품 설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설계 방향으로, 나는 3M과의 정면승부를 택했다. ‘특허 괴물’로 불리는 3M은 필름 표면에 이등변삼각형 모양의 패턴을 새긴 ‘프리즘 시트’로 특허를 갖고 있었다. 다른 기업들은 3M의 장벽 자체가 너무 높아서 도전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했지만, 3M이 특허를 가지고 있다면 나도 나만의 특허로 승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연구진들과 새로운 길을 찾은 끝에 2003년 부등변 삼각형 패턴을 새긴 필름을 설계했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는 제작공정, 필름원단, 원료 소재뿐만 아니라 양산을 위한 기계설비, 기술자도 없었다. 필름 원단만이라도 구하기 위해서 일본, 미국, 독일을 돌며 기술을 가진 업체를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필요로 하는 장비와 기술을 가진 곳은 오로지 3M 한 곳이었다. 3M이라는 큰 산을 절감한 순간이었지만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었다.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필름 원단부터 개발하자는 마음으로 모든 단계, 단계를 몸으로 부딪쳐가며 독자적인 공정과 제품개발을 이어갔다. 집을 팔고 장인의 퇴직금을 모아 마련한 3억 원의 자본금이 제로가 된 2004년, ‘미래나노텍’은 순수 국내기술로 프리즘시트와 확산시트를 통합시킨 광학필름인 ‘UTE(Utility Enhancement Sheet)’ 개발에 성공했다. 마이크로 렌즈 타입의 ‘UTE’는 확산과 집광의 기능을 광학필름 한 장으로 동시에 수행이 가능해 저전력화와 슬림화를 요구하는 시장의 변화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한국의 작은 기업이 새로운 공법으로 30%나 원가절감이 가능한 고품질 광학필름을 생산하자, 독점 체제는 붕괴됐다. 그렇게 2002년, 10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출발한 ‘미래나노텍’이 수만 명의 직원과 8만 개 이상의 제품군을 가진 글로벌 기업, 3M과 대등한 경쟁를 벌이자 업계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미래나노텍’을 주목했다.
□ 챔피언이 아닌 새로운 도전자의 길
이때부터 3개월마다 새로운 필름제품을 만든 ‘미래나노텍’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대만, 중국 등 LCD를 생산하는 모든 국가에 수출하며 전 세계 6대 메이저 회사에 광학필름을 납품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성장했고, 2009년에는 광학필름 세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정상에 섰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 회사의 사훈은 ‘고민하는 사람만이 미래를 열 수 있다’이다. 우리 같은 벤처기업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남는 방법은 연구개발뿐이다. 실제로 ‘미래나노텍’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시작된 곳이기 때문에 우리의 눈은 항상 미래를 향해 있어야 하고, 성공할수록 과거의 영광은 잊고 혁신을 거듭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광학필름 시장 정상에 오르기 전부터 새로운 시장에 도전한 ‘미래나노텍’은 터치필름, LED 조명용 부품사업, 건축용 윈도 필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제2의 도약을 위한 도전에는 ‘교통안전용 재귀반사필름’도 있었다. ‘교통안전용 재귀반사필름’은 빛이 되돌아오는 특성을 이용해 도로의 교통 표지판, 공사현장의 안전 기구물, 중앙선 등의 교통 분야에 많이 쓰이는 제품으로 2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05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한 ‘미래나노텍’은 5년에 걸친 노력 끝에 순수 자체기술로 세계에서 3번째로 도로 교통 표지판용 반사시트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가 만든 ‘재귀반사 필름’은 2011년 중국 교통부 장관이 직접 전시회장에 와서 제품을 살펴볼 만큼 큰 관심을 받았고, 터키와 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세계 26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시장에도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재귀반사 필름’에서도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3M이다.

□ 러시아에서 다시 만난 맞수, 하지만 우리에겐 KOTRA가 있다
“대표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이번에 러시아 정부에서 도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데,
도로의 개보수와 신설에 ‘재귀반사 필름’을 대량으로 구매한다고 합니다.”
2012년 러시아 정부의 도로 인프라 사업 소식을 듣고, 나는 러시아로 진출할 적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3M, Avery Dennison, Orafol 등 미국과 독일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대규모 유통체인업체를 보유한 3M은 20년 넘게, 러시아 정부 부처와 돈독한 비지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풍부한 경험과 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갖춘 선두주자와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나는 KOTRA 모스크바 무역관에 지사화사업을 신청했다. 나는 도전과 혁신의 힘을 믿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인화(人和)’를 중시한다. 여러 사람이 한마음으로 뭉쳐 화합하면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사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하면 ‘맹자(孟子)’ 또한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요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라, 하늘이 준 시기가 지세(地勢)의 이로움에 이르지 못하고, 지세의 이로움이 인화(人和)에 이르지 못 한다’고 했을까?
그렇다고 아무나와 인연을 맺을 수는 없기에 KOTRA라는 든든한 국가기관과 함께 하기로 한 ‘미래나노텍’은 이때부터 모스크바 무역관과 함께 바이어 발굴에 나섰다. 특히 모스크바 무역관은 기존 업체의 아성을 뚫기 위해서 인터넷 조사부터 주요 바이어들이 모두 참석한 전문 전시회, 잠재 바이어까지 모두 방문하고 전화 문의하며 ‘미래나노텍’의 브랜드 ‘MNtech’를 알렸다.
우리 회사도 자체 개발한 ‘UV 임프린팅 기술(낮은 온도와 낮은 압력에서 자외선을 통해 반사될 수 있는 패턴을 만드는 방법)’의 장점인 기존 제품 대비 120% 높은 반사 성능과 20% 낮은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적극 홍보하며, 기술력으로 러시아 시장에 다가갔다. 이렇게 힘을 합치자, 1년도 채 안 돼서 러시아에서 도로표지판용 반사지를 취급하는 모든 업체가 ‘미래나노텍’의 ‘재귀반사시트(Retro relective Sheet)을 알게 됐고, 2013년 우리 회사는 모스크바에 소재한 RIK사와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내가 지향하는 미래를 다른 누군가도 공감하며, 함께 바라보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공관(共觀). 모스크바 무역관과 함께 미래를 보았기 때문에 함께 개척할 수 있었던 러시아 시장은 함께의 힘을 일깨우며 세계 어디든,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 벤처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초유의 사례에 도전한다
‘미래나노텍’은 아직 세계 시장의 도전자지만 머지않아 전 세계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과 정면 승부를 펼치는 진정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승부사로 불리는 우리 회사는 매일 매일 혁신적인 기술과 획기적인 제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세계 어디를 가든, 함께 걸어갈 KOTRA라는 동반자가 있기에, 벤처기업에서 시작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최초의 성공 사례를 꿈꾸는 ‘미래나노텍’은 오늘도 현실 너머에 있는 미래를 본다.
#출처: 지사화 우수 사례집
